2026.08.17
지유는 놀랍게도 아직도 이가 6개만 있다. 잘 보여주지도 않는다. 올해는 벌써 수족구를 두번이나 앓았는데, 이제 그만 앓았으면 좋으련만 주말에 춘천에 다녀온 이후로 또 콧물기침이 시작되었다. 다행히 열은 나지않아 수족구는 아니길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이러나저러나 어린이집을 가는게 부부금슬에도 일상에도 좋은지라… 죽을만큼 사랑하지만 어린이집은 가줘야겠어.
많은 말들을 이해하고 따라한다. 정말 똑똑한 것 같다. 다같이 놀러가서 한번 봤는데도 민석이삼촌 기웅이삼촌 수진이모 기현삼촌 의도삼촌 죄다 구별하는것도 그렇고… 갑자기 안하던 식사법으로 양손으로 와구와구 퍼먹는 방법을 도입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쌈싸먹는 나를 따라하던거란다. 모기 얘기하면 모기물린곳을 보고 약을 가져오고, 책에 문이 있으면 똑똑 두드려보고, 여하튼 아주 똑똑하다. 팔불출 아니고 진짜 똑똑하다고 ㅡㅡ
크아악 너무 귀엽다…. 모든게 너무 귀엽다. 귀엽다가도… 재접근기가 와서 울고불고 개지랄을 떠는걸 보면 멍하니 인생 현타 느끼면서 난 왜이러고 살까 싶다가… 인생의 모든 행복과 고통의 원인이 지유로 바뀌었다. 도대체가.. 얘 없을 때는 뭐가 재밌고 뭐가 슬펐나? 기억이 잘 안나네.
2026.04.17
지유는 모든 사람에게 인사한다. 내가 어렸을 때 저랬나..? 키즈카페에 가도 사람부터 둘러보고, 인사하고, 사람이 아니어도 인사하고, 어른들한테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도 잘하고 예쁨 많이 받는 타입이다. 나는 안그랬을 것 같은데 참 신기하네. ㅎㅎ 리프레시 기간에 남산도 가고, 한강도 가고 자주 다녀줬다. 덕분에 사진도 영상도 많이 남겨둬서 좋군!
누워서 내 배꼽찾아 꺄르륵 소리지르는 것도 귀엽고, 갑자기 까꿍한다고 숨어서 빼꼼 보는것도 귀엽고, 일어나자 마자 쪼롬이 침대로 달려와서 꺄르륵 하는것도 귀엽고, 자는거 깨웠을 때 정신 못차리고 꿈뻑꿈뻑 어리버리 타는것도 귀엽고, 엄마 코 아빠 귀 찾겠다고 우 우 하는것도 귀엽고, 안아달라고 만세 내지르는것도,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인사하다가 안아주겠다고 다가오면 도망쳐서 나한테 오는것도, 기분 좋을 때 침대에서 뒹굴다가 머리가 민들레가 돼서 바보같이 웃는것도 귀엽고…. 병원가는 길도 이젠 인지를 시작해서 복도에서부터 옷깃을 꽉잡기 시작하더니 병원으로 들어가는 순간 의사쌤을 보기도 전부터 떠나가라 우는것도 귀엽다. 태어나서 3년간 평생 효도 다한다던데, 이제 얼마 안남은건가…
귀여운 것과 별개로, 하루종일 애랑 논다는건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멘탈에 심대한 이슈가 생길 수 밖에 없어.. 유진이가 대단하기만 하다. 시간은 안가고, 자꾸 똑같은 놀이로 백번 천번 놀아달라고 하고… 언젠가는 번쩍 안고 있었는데 냉장고에 붙어있는 가지 모양 자석을 가리키더니 우! 우! 하고는 가지를 가리키길래, 오..! 똑똑하다! 하고 가지한테 데려갔더니 다시 냉장고를 가리키고… 해서 니가 언제까지 왔다갔다 시키나 싶어 계속 해줬는데 열다섯번째에서 흥미를 잃고 다른 놀이를 시작했다. 그 다른 놀이도 무한반복이긴 했지만.. 아.. 열다섯번이면 유한반복이네
덕분에 리프레시 기간이 심심하지는 않네. 인생이란 이런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