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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차

처음 정신차리고 글을 쓴다. 우지유, 지혜로울 智 너그로울 宥

조리원에서도, 산후도우미도 입을 모아 말한다. 최강의 출력 우지유..! 배고파서 울기 시작하면, 분유 타는 그 짧은 시간을 못참고 그냥 최대출력으로 냅다 지른다. 하현우를 너무 좋아했던 내 마음이 반영된 것일까? 아쉽게도 하현우의 그것만큼 듣기 좋지는 않다.

“아기를 낳을꺼면 빨리 낳아라” 라는 내 모토는 변함 없지만, “아기를 낳는 결정은 진짜 좀 더 잘 생각해 본 후에 충분히 주변인들과 상의해서 결정해라” 가 추가되었다. 사실 뻥이다. 개인적인 생각은, 재생산을 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 이전에 생명체의 본능, 유전자의 명령이기 때문에 그에 반하는 선택을 하기 위해선 굉장히 큰 것들을 포기해야한다.

근데, 유전자의 명령을 들어도 굉장히 큰 것들을 포기해야하는걸 깨닫게 됐달까… 잠이라던가… 휴식이라던가… 고요함이라던가… 깔끔함이라던가…. 뭐 그런 것들 ㅎ

처음 똥을 닦아주다가 너무 내가 마치 지를 죽이려고 하는것처럼 울어제껴서 다 끝나고 나도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무력함.. 미안함.. 뭐 그런 것들.. 힘들구만. 똥 닦아주는것도 언젠가는 익숙해 지것지.

지유는 분유를 참 안먹는다. 80씩 먹여야 3시간 간격 수유했을 때 양이 맞는데, 입이 작아서 그런지 여러개의 젖꼭지를 물려봐도 공기가 자꾸 새고, 먹다가 지치는지 잠들어버린다. 40~60 을 여러번 먹이는 방식으로 방향을 바꿔서, 3.4kg 현재 최소 분유량 510ml 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많은 젖꼭지와 젖병을 테스트해서 디프락스와 닥터브라운으로 안착했다. 물론,,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분유도 아이엠마더 (똥이 질고 초록색) 에서 앱솔루트 산양으로 바꿨더니, 노랗고 좀 단단한 똥으로 바뀌어서 닦아주기도 좀 더 편하고, 뭣보다 이전보다 더 잘먹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것도 걍 느낌일 뿐일까? 좀 더 지켜봐야겠다.

아직 왜 우는지는 잘 모르겠다. 뭔가가 불편한 게 있는 울음은 구별하겠는데, 뭐가 배고픔이고 뭐가 칭얼댐인지 파악하기 힘들달까… 우리 지유는 닭 잡을 때도 전력을 다하는 존재일까? 걍 칭얼거려도 될걸 최대볼륨의 샤우팅을 시원하게 질러버리니, 정신이 아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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