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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일차

금요일엔 청량리 롯백, 토요일엔 대현산 배수지공원, 일요일엔 강남신세계를 다녀오고 오늘은 대선투표를 끝내고 왕십리로 다녀왔다. 앞으로 주말마다 나가야한다니…. 그래도 너무너무너무 재밌달까…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아기가 벌써부터 아쉽다. 아침마다 빵긋빵긋 웃어주고 옹알이 하고… 그래도 응가 씻어줄때나 목욕하기 전이나 목청이 떠나가라 우는건 여전히 힘들지만, 그래도 많이 할만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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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일차

내일이면 출산휴가 끝나고 복귀한다. 진짜 열심히 키웠는데 아직도 똑같은것이 신기하달까… 바뀐점이라고 한다면, 이제 분유를 120은 기본으로 먹는다는 점? 밤중에 한번만 수유해도 되는 날이 가끔씩 있다는 점? 아침에는 기분이 좋아 아 어 우~ 를 제법 많이 해준다는 점?
이번주엔,, 처음으로 수영도 한판 했고, 산책도 또 여러번 나갔고, 이거이거 언제 사람만드나~ 싶다가도, 또 금세 이 시기가 지나가고 그리워진다 하니 아쉽다가도, 또 아무런 의사전달 없이 울기만 하는 모습에 지치다가도… 하하 늘상 즐겁고 새롭다. 일상에 복귀하고서도 잘~ 키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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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일차

육아는 좀 어떻냐고 물어보면, “아직은 육아는 아닌 것 같아요” 라고 대답할 수밖에… 울면 먹이고 그래도 울면 기저귀 함 봐주고 그래도 울면 온도체크 해주고… 그래도 울면 아 잠투정이구나~ 하고 안아 재운다. 이 일련의 과정이 경험으로부터 일궈진 작은 프로세스와 같아서, gpt의 도움을 받아 하나씩 수정해나가고 있으니 신생아 육아야말로 바이브코딩이 아닐까? 결국 나는 바이브코딩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유는 어떻냐고 한다면….. 한입에 잡아먹고 싶을 만큼 귀엽다고 말해야겠다. 얼굴이 시뻘게져서 왜인지 모르게 죽을 듯이 울 때는 또 한참 밉다가도, 금세 어깨에 안겨서 울음을 그치고 훌쩍이고 있는 얼굴을 거울 너머 보고 있으면 잡아먹어버리고 싶은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cute aggression 의 극한을 경험하는 중이다.

지유는 이제야 4kg 을 넘어섰고, 그래도 제법 분유를 먹는 모양새가 난다. 이제 하루에 최대 650을 넘어 700을 향해 가고 있다. 가보자고~

39일차

4/28 ~ 5/25 연휴에 출산휴가를 겹쳐 한달 간 지유를 밤에는 쭉 잘 수 있는 존재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흔히들 육아를 표현할 때에 “말도 안되게 힘들지만 말도 안되게 행복하다”, “내가 아이를 키우는 것 같지만 아이가 나를 키우는 것이다” 라고들 하는데, “What doesn’t kill you makes you stronger” 라는 고대 격언이 참이라고 가정했을 때에 결국 육아가 나를 죽이지는 못했으므로 나는 strong 해져야만 하며, 그것을 우리는 성장 혹은 행복으로 인지하는 것이 아닐까?

시도 때도 없던 그녀의 요구는 이제 얼추 시간대를 맞춰가고 있다. 수많은 선조들이 유튜브며 블로그에 많은 것들을 공유해주셔서 어쩔 줄 몰라 허둥대던 신참 부모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모든 것은 익숙해져 간다.

회사에서 제공한 과일바구니에는 아주 맛이 훌륭한 과일들이 가득 차 있었다. 지유가 먹어야 마땅한 과일들을 먹고 있노라니, 좋은 것들은 다 자식을 주려는 부모의 마음을 알게 됐달까.. 이유식이 끝나고 나면 결국 닭한마리를 먹어도 다리는 먹지 못하게 되는 날이 곧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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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차

처음 정신차리고 글을 쓴다. 우지유, 지혜로울 智 너그로울 宥

비교군이 없기에 우리 아기가 울어제끼는게 평균인지 아닌지 알 도리가 없지만, 레퍼런스가 충분히 많은 도우미 분들의 의견이 있어 “아 이놈이 이거 참 시끄러운 놈이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게 됐다. 우리 지유는 배고파서 울기 시작하면 분유 타는 그 짧은 시간을 못참고 그냥 최대출력으로 냅다 지른다. 하현우를 너무 좋아했던 내 마음이 반영된 것일까? 아쉽게도 하현우의 그것만큼 듣기 좋지는 않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재생산을 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 이전에 생명체의 본능, 유전자의 명령이기 때문에 그에 반하는 선택을 하기 위해선 굉장히 큰 것들을 포기해야한다. 근데, 유전자의 명령을 들어도 굉장히 큰 것들을 포기해야하는걸 깨닫게 됐달까… 잠이라던가… 휴식이라던가… 고요함이라던가… 깔끔함이라던가…. 뭐 그런 것들 ㅎ

처음 똥을 닦아주다가 너무 내가 마치 지를 죽이려고 하는것처럼 울어제껴서 다 끝나고 나도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무력함.. 미안함.. 뭐 그런 것들.. 힘들구만. 똥 닦아주는것도 언젠가는 익숙해 지것지.

지유는 분유를 참 안먹는다. 80씩 먹여야 3시간 간격 수유했을 때 양이 맞는데, 입이 작아서 그런지 여러개의 젖꼭지를 물려봐도 공기가 자꾸 새고, 먹다가 지치는지 잠들어버린다. 40~60 을 여러번 먹이는 방식으로 방향을 바꿔서, 3.4kg 현재 최소 분유량 510ml 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많은 젖꼭지와 젖병을 테스트해서 디프락스와 닥터브라운으로 안착했다. 물론,,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분유도 아이엠마더 (똥이 질고 초록색) 에서 앱솔루트 산양으로 바꿨더니, 노랗고 좀 단단한 똥으로 바뀌어서 닦아주기도 좀 더 편하고, 뭣보다 이전보다 더 잘먹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것도 걍 느낌일 뿐일까? 좀 더 지켜봐야겠다.

아직 왜 우는지는 잘 모르겠다. 뭔가가 불편한 게 있는 울음은 구별하겠는데, 뭐가 배고픔이고 뭐가 칭얼댐인지 파악하기 힘들달까… 우리 지유는 닭 잡을 때도 전력을 다하는 존재일까? 걍 칭얼거려도 될걸 최대볼륨의 샤우팅을 시원하게 질러버리니, 정신이 아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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