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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평안

March

15일 일요일, 날씨 따뜻하고 미세먼지 많음

어쩌다 3월에 와서야 첫 2026년 일기를 쓰게 되었군.. 여전히 일은 재미없고 삶은 바쁘고 방향은 못잡았고…. 이게 나의 디폴트일까? 커리어는 이제 지쳐버렸다. 토스에서 벌써 6년이 지났고, 관성에 앞으로는 가지만 나는 이제 더이상 SRE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고… 정라초와 서울대가 6년으로 타이 기록이었는데 이제는 토스가 그걸 넘어버렸다. 난 내가 이렇게 될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그럼 난 뭘 생각했었을까?? 근데 월급은 계속 나오고 안정적이니 계속 있긴 하겠는데 어디 다른 곳에 갈 자신은 없고.. 내 목표는 뭘까? 내가 달려가는 곳은 어디일까? 내가 원하는건 대체 뭘까????????????????

과거에 내가 어땠지? 생각해본다. 고등학교 3년 내내 내 꿈은 수학선생님이었다. 뭔가 인생을 날먹하는 느낌의 이광호선생님이 롤모델이었는데, 어렸을 때부터 뭔가를 성취하는 것보다는 인생 날먹하면서 그때그때 하고싶은걸 하는게 내 꿈이었을까? 그게 진실인가? 그럼 왜 난 열심히 수능공부를 했을까? 형이 서울대를 가서? 어려서부터 서울대타령을 해서? 김선녀여사의 증언에 의하면 난 매우 어렸을적부터 서울대를 가느니 하버드를 가느니 했단다. 그건 왜그랬을까? 난 왜 수학영재반에 가고 싶었을까? 중학교때는 왜 열심히해서 동산고에 갔을까? 난 그냥 열심히 해서 인정받는걸 좋아했던걸까?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하지만 비교적 쉬운 노력으로 확실하게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난 공부를 했던걸까?

그럼 지금은? 난 그저 인정받기만 하면 되는걸까? 커리어는 아무래도 상관 없이, 팀원들이 인정해주기만 하면 대충 만족하면서 살 수 있는 인생 아닐까? 인정을 받기 위해 적당히 노력하고 최고가 될 필요는 없는 그런..?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죽어라 노력해야 하지만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냥 적당 적당히 뭔가 해주면 되니까? 최선을 다해도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는걸 이미 마음 깊이 알고 있어서 되려 노력하지 않는걸까? 배신당하고 싶지 않아서? 이 토스라는 조직은 내가 죽어라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어느정도 나를 인정해주니까? best ai config 로 선정된것도 그런 맥락일까? best 는 될 수 없지만 그냥 알량한 내 재능으로 적당히 했더니 상도 주고 챙겨주는 그런…? 그런 것들이 이제는 나를 화나게 만들기 시작해서 내가 요새 힘든걸까?

아후, AI도 이제는 지겹다. 윈드서프니 커서니 오픈코드니 클로드니 오픈클로니 아주 그냥 세상을 바꾼단 호들갑에 진절머리가 나고…. 정작 핵심은 LLM 의 퀄리티 그 자체일건데 그걸 어떻게 쓰냐느니 하는걸로 세상이 바뀌었고 무조건 이거 알아야되고 하는게 꼴같잖다. 어차피 지나면 도태될거면서.. 연봉 3천억 개발자가 개발하는 LLM 을 연봉 1억 개발자가 그냥 잘 래핑해서 쓰고있는것일 뿐이면서 혁신을 이끌고 있는것마냥 행동하고 무시하는게 아주 정말 진절머리가 난다. 그래서 뭘 했냐구 세상에 무슨 도움을 줬냐구. 다 바꾸고 나면 그 때 알려달라고. 중간중간 자꾸 “이거 개쩌네요” 하면서 공유하지말고, 그걸로 뭔가 하지도 않을거면서 자꾸 컨텍스트 끊지 말고 다 되면 알려달라고!!!

화가 많아졌다. 나도 안다.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느낌, 스스로 느끼는 무용감이 나를 화가 나게 만든다. 화를 내고 외부에 잘못을 전가함으로써 나를 방어하는 일종의 자기방어기제랄까.. 하루이틀도 아니고 ㅎ 다만 남들이 모르게 해야지. 리더에게 혼난건 아주 큰 실책이다.

이럴 때 리프레시가 필요하다. 유진이는 내가 뭔가 다른 것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골프를 배워보기로 했다. 클라이밍은 이제 나이도 많고 MCP 통증도 사라지질 않아서 포기했고, 복싱같은 것도 그림의 떡. 테니스나 배드민턴은 동네에 같이 칠사람이 없다. 결국 양궁/사격 아니면 골프인데, 어이가 없지, 난 골프를 해보기로 선택한것이다. 내가 뭐 인맥관리를 할것도 아니고.. 왜 치는건가? 나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