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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평안

September

8일 화요일, 날씨 매우 청명

어제 성인이 된 후로 비음주상태로는 인생 첫 구토를 했다. 종종 있던 소화불량은 기어코 구토상태로 날 내몰았다. 오랜 기간 건강검진 결과를 열심히 팔로업하지 않은 탓일까? 더 건강관리를 챙겨야겠다.

살다보니 인생에는 불평만 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인터넷의 발달 때문일까? 안들려도 되는 만인의 불평이 자꾸만 들리는 시대가 됐다.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에게 권리는 없다는 예링님 말씀처럼 항상 나의 권리를 위해 투쟁해야 하는걸까?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것은 인간으로써 나의 의무라고 하시니.. 열심히 투쟁을 해봐야겠다.

이런 저런 하고픈게 있었는데, 이제는 숏츠 따위에 뇌가 끝장이 나버렸다. 이 또한 다국적 거대 기업의 횡포.. 라고 깃헙에 글을 쓴다. LLM은 이제는 진짜 내 직업을 위협하고… 난 앞으로 뭘 해먹고 살아야하나? 결국에 통속의 뇌로 돌아가리라.. 크아악!

August

17일 월요일, 은근 비옴, 약간 선선함, 대체공휴일

이번 여름은 참 더웠다. 38도.. 39도.. 도쿄가 여름에 이랬던가? 아직도 태백에서 살아야한다는 내 주장이 우스운가? 두고 보자.

우리아파트 10층에는 쓰레기아줌마가 산다. 집이 쓰레기로 가득 차 있는데, 왜 몰랐지? 그 아줌마는 참 쓰레기를 좋아하나보다~ 하고 지나쳤는데, 어느샌가 윗집 아랫집 바퀴벌레가 드글드글댄다고 입주민 카페가 난리가 나더니, 동사무소(늙크크 단어) 사람들을 대동하고 방문해 찍어 올린 사진은 대단했다. 이 개가튼년… 지하주차장이고 로비고 복도고 아주 쓰레기를 쳐발라놔서 벌레가 들끓고 쓰레기 똥내가 진동을 한다. 이런 스트레스를 내가 왜? 겪?어야하나?

하루빨리 도망치자. 관악구로 가자. 집값이 왜이래? 폭주한다 폭주해 어쩌냐 이거? 나만 꿀빨려고 기어코 서울에 남았다. 기웅이는 일곱시에 집을 나서고 민석이는 다섯시에 집을 나선다. 나는 꼭 아홉시반에 집을 나서서 여섯시에 집에 들어오기 위해 기를 쓰고 멀리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내가 좀 더 희생하면 되는걸까? 집값 이 쉬발럼 이거..

문득 운전하다가 옛날에 듣던 노래가… 검정치마.. 컬러링.. 우리동네 음악대장..!? 아니 이게 벌써 10년전이라고? 이거 새로나온 곡 아니었나? 이게 말이 되나… 하고 되돌아보니 어느덧 일도 10년이나 했다. 17년도부터 일했으니 난 10년차인 것이다. 10년차인거 실화냐???? 이게 말이 되나????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와 너무 비슷하다보니 10년이 흘렀어도 흐른 것 같지가 않다. 나 참.. 하고 숏츠를 보는데 세명의 스파이더맨이 뭉치는 영화. 이거 5년됐단다. 진짜 지ㅡ랄하지마라 소리가 절로 나오네.. 그러고보니 10년전엔 달리도 없었네. 10년간의 기억은 인상깊지 않고 꿈에는 항상 고등학교 시절이 나온다. 평생 나는 추억을 먹고 산다. 나만 그럴까? 인간이 그렇겠지 뭐..

도대체가… 지유한테 반드시 최고만을 대령해야할 이유가 되겠다.

April

17일 금요일, 날씨 매우 따뜻하고 건조하고 아주 쾌청함

4/1 ~ 5/5 리프레시로 출근않고 월급받고있다. 그러나 이거 뭐 리프레시가 아니라 육아일기나 다름없겠다. 생각만 많고 실제로 하는건 없는 나같은 사람에게 육아는 어쩌면 최적의 리프레시 수단이지 않을까? 언제나 뭔가를 성취해야만 만족하는 행복하기 힘든 삶을 살다가… 그런 생각 할 새 없이 육아하다가 한 숨 돌릴 시간에 나는 뭘 하는가? 그 때 하는 거야말로 인생의 목적이 아닐지..

엥 딱히 하는게 없네.. 요새는 골프 좀 보고.. 신차 뭐 나왔는지 보고.. 그냥 멍때리고.. 달리기 하고… 인생이란 참 뭘까? 그저… 나 한 몸 잘 살고.. 가족 건사하고.. “A man provides” 이건가.. 리프레시를 쓰고 나니 일하던 중에 끊이지 않던 잡생각이 뚝 끊겼다. “provides”를 위해 내가 원치 않는 일을 하고 있단 증거일까? 후…. self providing 이 가능해질 때까지… 열심히 달려야한다.

2020년부터 보면 많은 경제적 기회들을 놓쳤다. 그 당시에 놓이면 왜 기회를 잡기 쉽지 않은걸까? 지금도 엄청난 기회일까? 왜 내 클로드비서는 그 기회를 찾지 못하는걸까? 더 다듬어봐야할 일이다.

March

15일 일요일, 날씨 따뜻하고 미세먼지 많음

어쩌다 3월에 와서야 첫 2026년 일기를 쓰게 되었군.. 여전히 일은 재미없고 삶은 바쁘고 방향은 못잡았고…. 이게 나의 디폴트일까? 커리어는 이제 지쳐버렸다. 토스에서 벌써 6년이 지났고, 관성에 앞으로는 가지만 나는 이제 더이상 SRE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고… 정라초와 서울대가 6년으로 타이 기록이었는데 이제는 토스가 그걸 넘어버렸다. 난 내가 이렇게 될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그럼 난 뭘 생각했었을까?? 근데 월급은 계속 나오고 안정적이니 계속 있긴 하겠는데 어디 다른 곳에 갈 자신은 없고.. 내 목표는 뭘까? 내가 달려가는 곳은 어디일까? 내가 원하는건 대체 뭘까????????????????

과거에 내가 어땠지? 생각해본다. 고등학교 3년 내내 내 꿈은 수학선생님이었다. 뭔가 인생을 날먹하는 느낌의 이광호선생님이 롤모델이었는데, 어렸을 때부터 뭔가를 성취하는 것보다는 인생 날먹하면서 그때그때 하고싶은걸 하는게 내 꿈이었을까? 그게 진실인가? 그럼 왜 난 열심히 수능공부를 했을까? 형이 서울대를 가서? 어려서부터 서울대타령을 해서? 김선녀여사의 증언에 의하면 난 매우 어렸을적부터 서울대를 가느니 하버드를 가느니 했단다. 그건 왜그랬을까? 난 왜 수학영재반에 가고 싶었을까? 중학교때는 왜 열심히해서 동산고에 갔을까? 난 그냥 열심히 해서 인정받는걸 좋아했던걸까?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하지만 비교적 쉬운 노력으로 확실하게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난 공부를 했던걸까?

그럼 지금은? 난 그저 인정받기만 하면 되는걸까? 커리어는 아무래도 상관 없이, 팀원들이 인정해주기만 하면 대충 만족하면서 살 수 있는 인생 아닐까? 인정을 받기 위해 적당히 노력하고 최고가 될 필요는 없는 그런..?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죽어라 노력해야 하지만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냥 적당 적당히 뭔가 해주면 되니까? 최선을 다해도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는걸 이미 마음 깊이 알고 있어서 되려 노력하지 않는걸까? 배신당하고 싶지 않아서? 이 토스라는 조직은 내가 죽어라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어느정도 나를 인정해주니까? best ai config 로 선정된것도 그런 맥락일까? best 는 될 수 없지만 그냥 알량한 내 재능으로 적당히 했더니 상도 주고 챙겨주는 그런…? 그런 것들이 이제는 나를 화나게 만들기 시작해서 내가 요새 힘든걸까?

아후, AI도 이제는 지겹다. 윈드서프니 커서니 오픈코드니 클로드니 오픈클로니 아주 그냥 세상을 바꾼단 호들갑에 진절머리가 나고…. 정작 핵심은 LLM 의 퀄리티 그 자체일건데 그걸 어떻게 쓰냐느니 하는걸로 세상이 바뀌었고 무조건 이거 알아야되고 하는게 꼴같잖다. 어차피 지나면 도태될거면서.. 연봉 3천억 개발자가 개발하는 LLM 을 연봉 1억 개발자가 그냥 잘 래핑해서 쓰고있는것일 뿐이면서 혁신을 이끌고 있는것마냥 행동하고 무시하는게 아주 정말 진절머리가 난다. 그래서 뭘 했냐구 세상에 무슨 도움을 줬냐구. 다 바꾸고 나면 그 때 알려달라고. 중간중간 자꾸 “이거 개쩌네요” 하면서 공유하지말고, 그걸로 뭔가 하지도 않을거면서 자꾸 컨텍스트 끊지 말고 다 되면 알려달라고!!!

화가 많아졌다. 나도 안다.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느낌, 스스로 느끼는 무용감이 나를 화가 나게 만든다. 화를 내고 외부에 잘못을 전가함으로써 나를 방어하는 일종의 자기방어기제랄까.. 하루이틀도 아니고 ㅎ 다만 남들이 모르게 해야지. 리더에게 혼난건 아주 큰 실책이다.

이럴 때 리프레시가 필요하다. 유진이는 내가 뭔가 다른 것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골프를 배워보기로 했다. 클라이밍은 이제 나이도 많고 MCP 통증도 사라지질 않아서 포기했고, 복싱같은 것도 그림의 떡. 테니스나 배드민턴은 동네에 같이 칠사람이 없다. 결국 양궁/사격 아니면 골프인데, 어이가 없지, 난 골프를 해보기로 선택한것이다. 내가 뭐 인맥관리를 할것도 아니고.. 왜 치는건가? 나참~